차(茶)의 역사 : 당(唐)대의 차 문화(2)
안녕하세요. 알아두면 쓸데 있는 차 잡블로그. 알쓸차잡의 길다우입니다.
저번 시간에는 당대의 차문화의 전반부 내용에 대해서 다뤄봤는데요. 대운하를 통하여 차문화 보급이 되고 선종불교의 성행으로 유명한 일화가 된 '끽다거(喫茶去)'일화, 문인들의 유흥과 풍류생활에 의한 차문화 확산을 이야기 했습니다.
오늘은 황실의 차 관련 제도와 금주령, 그리고 외교와 교류를 통한 차문화 확산, 마지막으로 육우(陸羽)의 다경(茶經)으로 인한 차문화의 대중화에 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1. 당(唐)대의 차 문화 - 황실의 차(茶) 관련 제도


차를 공품으로 진상을 받은 것은 당나라가 처음이 아니라 주나라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도로서 정립을 한 것은 당나라이죠. 공차(貢茶, 공물로 바쳐지는 차.)는 특정지역에서 관리 감독되었고, 당 대종(代宗, 762~779 제위) 때에 처음 시작이 되었습니다. 공차에 대한 관리가 엄격해서 수량도 수량이지만 차의 제다 품질에 대한 요구도 어마어마하게 정교해졌다고 합니다. 특히 공차의 성행으로 차품질이 크게 향상이 되었다고 하네요.
차의 생산과 수요는 당 중기에 크게 증가하게 되는데, 안사의 난으로 나라가 피폐해졌는데 궁핍한 재정을 채우기 위해 소금, 차, 술 등의 전매 제도를 실시하게 됩니다. 그 결과 당 말기 당 덕종이 전쟁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차에 과세를 매기는 각차(搉茶)제도가 생겨났지만 당 문종 때 왕애라는 재상의 집에 노동이라는 사람이 놀러 갔다 각차제도에 반대하는 농민들에 의해 살해되면서 관차(官茶) 거래는 허용하되 사차(私茶) 거래는 인정하지 않아 다농들의 반대로 폐지와 개설이 거듭 되었습니다.
2. 당(唐)대의 차 문화 - 술제조를 금하라! 금주령(禁酒令)

당나라의 인구가 급증하게 되면서 식량부족 현상이 초래되었고 당 숙종시기에 술제조를 금하는 금주령을 내렸습니다.
술이라면 환장을 하던 중국인들은 폭등하는 가격과 그로인해 귀해진 술 대신 값싸고 흔한 차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건강에도 좋고 정신을 맑게 해주니 차를 마시지 않던 사람들도 덩달아 차를 마시기 시작하였고 안사의 난으로 인해 남쪽으로 유입되는 인구수가 증가하니 자연스럽게 따뜻한 남쪽지방이 개발되어 차밭을 개간하게 되면서 차 생산량이 급증하게 됩니다. 생산량의 급증으로 누구나 차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당(唐)대의 차 문화 - 외교와 교류로 이룬 차마무역


당나라의 경제 문화 중심이자 세계 경제 문화의 중심이었던 장안(長安, 현 시안)은 외교와 교류를 통하여 차를 비롯한 다양한 선진문화를 전파했습니다. 당태종의 딸인 문성공주가 티벳으로 시집을 가며 혼수품으로 차를 가지고 갔고, 봉씨견문기에서는 "남쪽 사람들은 차를 즐겨 마셨으나 북쪽 사람들은 처음엔 많이 마시지 않았다."고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티벳의 경우 고기와 우유를 주식으로 하기에 비타민이 부족해 이를 보충하기 위해 잘 말린 고기(육포)가루와 우유, 차를 함께 넣고 끓인 차죽이나 돈 꽤나 있는 사람들은 차를 달여 마셨습니다. 북방의 유목민에게 차는 기호식품이 아닌 생존식품이었기에 중국에서는 중국과 북방 민족을 잇는 차마무역(茶馬貿易)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경우에 따라 차의 공급을 조절해 북방 민족을 통치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하였죠.
이렇게 하여 당나라는 선진 문물을 기반으로 주변국가, 즉 한국, 일본, 티벳 등 여러나라와 교역을 하며 차문화는 중국 고유의 문화가 아닌 동아시아의 문화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4. 당(唐)대의 차 문화 - 차에 대한 모든 것, 다경(茶經)


차인들이라면 모두 다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다성(茶聖) 혹은 다신(茶神)으로 추앙받고 있는 육우(陸羽)라는 인물입니다. 당나라의 문인으로 어릴 적 부모에게 버림을 받았다 적공이라는 승려에게 거뒤지며 차를 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 당나라 전역을 떠돌아 다니며 명천(名泉,이름이 있는 유명한 샘)들을 찾아 샘물을 맛보았죠.
차에 대한 사랑이 넘치다 못해 고인물이 되어버린 그는 결국 차의 경전이라 불리는 다경(茶經)을 저술하게 됩니다.
총 3권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다경은 그동안 자신이 체험하고 연구한 것을 바탕으로 차의 이론과 실제를 체계적으로 정립하게 됩니다. 다도의 연원, 차를 맛있게 달이는 방법, 차를 마실 때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등 차에 대한 모든 것을 이론화 하여 차 문화의 기틀을 최초로 만든 사람입니다. 제다법은 물론 자차법과 다구들을 다루는 방법을 다루며 차를 단순 물질로서의 음료가 아닌 정신적인 음료로 강조했습니다.
차의 맛은 차기 때문에 정행검덕한 사람이 마시기 적합하다.
차의 성품은 검박하니 많은 것은 마땅치 아니하다.
청렴, 절제 , 근검절약으로 차 생활의 정신을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다경 자체가 차 생활의 정형화와 보편화에 기여함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차 문화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육우 자신이 차에 일평생을 갈아넣어 만든 것이 바로 다경입니다.
당대의 차 문화는 정말 많은 변화를 겪엇던 시기입니다. 차를 마시고 풍류를 논하는 문인들, 황실의 차관련 제도에 분노를 한 농민들이 재상의 친구를 살해하기도 하고 인구급증으로 금주령이 내려진 것을 기회로 차를 마시며 차마무역을 통한 동아시아의 문화를 바꿔버린 차문화. 안사의 난으로 모든 것을 잃었지만 차를 접하고 차에 한 평생을 바쳐 다경을 저술한 육우까지.그리고 이러한 기록들이 지금까지 보관되어 명맥을 활발히 유지하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송나라 시기엔 어떠한 차 문화가 성행되었을 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